반려동물 주거공간 설계의 새로운 기준, 펫테크 시대의 패러다임 전환
20년 건설 현장의 통찰로 본 반려동물 친화, 인테리어의 진화와 미래

“예쁜 마루가 우리 아이 다리보다 중요할까? 반려동물도 함께 사는 공간, 설계의 기준을 바꾸다”
반려동물 천만 시대, 반려동물 주거공간 설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약 1,500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30%를 차지한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주거 공간의 구조와 기능이 변화해야 할 당위성을 의미하며, 단순히 사람이 머무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닌, 가족의 일원인 반려동물까지 고려한 반려동물 주거공간 설계가 주거 문화의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필자는 인테리어 및 건설 현장에서 20년간 활동하며 수많은 공간을 설계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가장 자주 듣게 되는 의뢰는 “강아지가 미끄러지지 않는 공간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다. 이는 단순한 디자인이나 편의성을 넘어, 생명과 건강을 고려한 공간 설계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고급 마루가 위험하다” 반려동물 사고, 설계 기준의 전환점”
7세 말티즈가 거실 한가운데서 다리를 떨며 서 있던 장면은 강한 충격을 줬다. 이유는 고광택 강화마루였다. 이는 사람에게는 고급스럽고 세련된 자재지만, 반려동물에게는 미끄러움과 불안을 유발하는 위협적 환경이었다. 이 사례는 지금까지의 인테리어가 얼마나 사람 중심이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반려동물 주거공간 설계로의 전환이 시급함을 일깨워준다.
실제 시공 후 고객의 반응도 극명하다. 강화마루를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바닥재로 교체한 후, 반려견이 계단을 자유롭게 오르내리고 활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피드백이 다수다. 주거 공간의 변화가 반려동물의 행동과 정서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반려동물 주거공간 설계의 중요성을 증명하는 사례로 충분하다.
기능성 자재가 만든 반려동물 주거혁신 – 바닥재만 바꿔도 달라진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에 따르면 펫케어 산업은 2030년까지 연 6.1% 성장해 3,50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반려동물 전용 바닥재 시장도 2022년 200억 원에서 2024년 450억 원 이상으로 성장했다. LG하우시스, 한화, 대림산업 등 대기업들이 펫 프렌들리 건축자재 라인을 도입하고 있으며, 실사용자의 만족도 또한 매우 높다.
실제 시공 현장에서 사용된 전용 바닥재는 미끄럼 방지, 방수, 흠집 저항, 소음 저감 등 4가지 기능을 동시에 제공하며, 시공 이후 재문의율이 매우 높다. 기존 마루 대비 단가가 20~30% 높음에도 불구하고, 반려견의 질환 예방과 보호자의 심리적 안정감 확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단순한 건축 트렌드를 넘어선 반려동물 주거공간 설계의 핵심 요소다.
반려동물 설계 기준의 현실 – 제도는 아직, 업계가 먼저 움직인다
현행 건축법과 주택건설기준에는 반려동물을 고려한 조항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현실과 제도 간의 괴리를 의미한다. 반면 일본, 독일, 캐나다 등에서는 이미 반려동물 친화 설계 기준이 도입되어 있다. 독일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공공임대주택에도 반려동물 전용 공간 확보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주택 매매 시 ‘펫 인프라’ 항목을 등기 사항에 포함하는 사례도 있다.
한국실내건축학회와 대한건축사협회를 중심으로 관련 가이드라인이 논의되고 있으며, 필자 역시 반려동물 주거공간 설계 시공 표준안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이에는 마찰계수 0.5 이상 기준, 모서리 라운딩 처리, 반려동물 전용 공간 확보, 적정 온도 유지를 위한 단열 설계, 저소음 마감재 도입 등이 포함된다.
주거공간에 기술 – 펫테크와 인테리어의 만남
AI 기반 행동 분석을 통한 공간 설계, IoT 센서를 활용한 실시간 환경 모니터링, 항균·탈취 기능의 친환경 자재 등 펫테크 기술이 인테리어에도 적극 도입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개발된 스마트 플로어링 기술은 바닥 센서를 통해 반려동물의 보행 패턴을 감지해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보호자에게 알림을 주고, 수의사에게 자동 연동되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계단, 식기대, 캣타워 등도 상용화되며, 반려동물의 신체 구조와 나이에 따라 설계되는 ‘생애주기형 제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반려동물 주거공간 설계와 결합되어 반려동물의 삶의 질 향상뿐 아니라, 보호자의 관리 부담을 줄이는 데에도 기여한다.
펫 프렌들리 설계의 경제적 가치 – 수술비 줄이고 집값 올린다
펫 프렌들리 인테리어는 일반 시공 대비 20~30% 높은 초기 비용이 들지만, 반려동물의 의료비용이 평균 40% 이상 절감되는 효과를 보였다. 슬개골 탈구, 고관절 이형성증, 디스크 등 고비용 질환 예방 효과가 입증되고 있으며, 수술 1회당 500만 원 이상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비용 대비 효과는 매우 크다.
또한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도 ‘펫 프렌들리’ 요소가 프리미엄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분양 단지에서는 전용 반려동물 놀이터, 펫 전용 세면공간, 펫 케어룸 등을 제공하며 5~10% 수준의 추가 가치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향후 반려동물 주거공간 설계가 부동산 상품 기획의 핵심 기준이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펫 프렌들리 설계 – 옵션이 아닌 배려
향후 10년 내 반려동물 주거공간 설계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다. 밀레니얼 및 Z세대의 주거 소비 행태는 반려동물을 중심에 두고 있으며, 이에 따라 건설 및 인테리어 산업은 새로운 기준을 요구받고 있다. 단순히 제품을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반려동물의 생태와 행동을 이해한 전문성이 중요한 시대다.
필자는 현장에서 목격한 변화와 고객의 경험을 통해, 반려동물도 보호받아야 할 ‘거주자’라는 점을 절실히 느낀다. 앞으로는 법령 정비, 업계 표준화, 보호자 인식 개선 등 다각도의 노력이 병행되어야 하며, 이는 결국 인간과 반려동물이 함께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기본 조건이 될 것이다.
Editor’s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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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준 | 준인테리어 대표 / 병원 안전인테리어 전문
20년 경력 인테리어·건설 전문가. 최근 3년간 일반 병의원 및 동물병원 특화 인테리어 100건 이상 시공